기록지
2025년 09월 15일 월요일 18시 35분 경, 손상원 클라이밍 강남점에서 B 섹터 갈색 문제를 풀다가 약 3m 높이에서 추락하였다. 왼쪽 무릎이 바깥 쪽으로 꺾인 상태에서 떨어졌으며, ‘뚝’ 소리가 났다. 떨어졌을 때 극심한 고통이 있어서 소리를 질렀고, 즉시 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무릎을 보니 꺾여 있어서 본능적으로 호흡을 크게 하며 쭉 펴주었다. 다시 ‘뚝’ 소리가 들렸고 고통을 참으며 매트 바깥으로 나오려고 애를 썼다. 같이 간 친구와 주변에 계시던 스태프 분들이 다가와 “괜찮으세요? 119 불러드릴까요?” 라고 물어서 불러야 할 것 같다고 답을 했다. 엉기적 거리며 매트 바깥으로 나와 걸터 앉아서 스태프 분이 가져다 준 파스를 뿌리고 구급대를 기다렸다. 대략 10분 정도 후 구급대원분이 오셔서 현재 상황을 파악한 후 베드를 가져와 나를 앉히고 1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구급차에 실어주셨다.
구급차에서는 혈압을 재고 몇 가지 인적 사항을 물어보셨으며, 근처 병원 중 받아주는 곳이 있는지 대기하다가 양재역 근방 강남 베드로 병원에 나를 실어갔다. 이동 중 차체가 흔들릴 때마다 무릎이 양옆으로 움직이며 고통이 있었다. 병원에는 정말 빨리 도착했으며 몇 가지 확인 후 바로 X-ray 촬영에 들어갔다. 이후에는 채혈, 심전도 검사, 그리고 PCR 검사를 진행했다.
X-ray 상은 뼈 위주로 보기 위함이고 인대 쪽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진단하여 바로 CT와 MRI 촬영을 진행했다. 들어가기 전에 여러 동의서를 받아서 서명을 진행했다. 정신이 없어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중환자실 입원과 비급여 MRI 에 대한 동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CT와 MRI 촬영을 마치고 입원을 권고 받아서 중환자실에 입원을 했다(현재 병원이 입원을 전제로 온 것이 아니라 일반 병실에 자리가 없었음). 바지를 환자복으로 환복하고 그 위에 부목을 채웠다. 그리고 중환자실 베드에 누워 짐 정리를 하고 같이 와서 기다려준 친구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본인도 많이 놀랐을 텐데 끝까지 있어주며 저녁까지 챙겨주고 갔다. 큰 빚을 진 느낌이라 앞으로 잘 해줘야겠다.
친구를 보내고 중환자실에 누워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니 진통제와 수액 바늘을 팔에 꽂아주셨다. 결과는 내일 아침에 회진 돌면서 알려주신다고 하여 나는 누워서 생각을 정리했다. 이후에 부모님께 연락을 드려 현상황을 말씀드리고 다시 누웠다. 내가 입원한 중환자실이 치매 병동이라 매우 정신없고 시끄러웠다. 때문에 자다가도 아침까지 30분에 한 번씩 깨서 잠도 제대로 못잤다.
아침이 되니 의사 선생님께서 회진을 돌며 나에게 결과를 말씀해주셨다.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파열이 되었고 인대와 뼈가 분리되면서 골절도 됐다고 하셨다. 수술은 필수는 아니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운동을 하고 싶다면 수술을 권고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여서 말해주셨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생각을 하다가 연고지 문제로 집 근처 병원에서 하길 희망한다고 했더니 퇴원하면 된다고 하셨다.
퇴원을 하기 위해, 가져왔던 짐들을 정리하고 다시 환복을 했다. 목발을 짚고 1층 원무과에 가서 계산 및 실 비 보험 청구 필요 서류를 요청했다.
- 일반 진단서
- 입퇴원 확인서
- 입퇴원 진료비 영수증
- 진료의로서
- 소견서
- 응급실 기록지
- 진료비 세부산정내역
- MRI CD 복사본
MRI 촬영 전에 동의서에서 큰 금액을 봤던 기억이 있어서 꽤 많이 나올 것이라고 짐작을 했다. 영수증을 보니 457,930 원이 청구되었다. 후술할 “전방십자인대 재활의 모든 것” 에서 봤는데 MRI 촬영 시 아무 것도 안 보이면 비급여, 보이면 급여 처리로 한다고 한다. 그래서 급여 처리가 되어 130,000 원이 청구된 것으로 보인다. 진단서에서 확인한 병명은 다음과 같았다.
- 전십자인대의 파열-S8352
- 내측측부인대의 파열-S8343
- 대퇴골 하단의 골절, 폐쇄성-S7240
필요한 것들을 받아서 목발을 짚으며 병원을 나서는데, 몇 발자국 안 갔음에도 너무 힘들었다. 점심시간이라 기온도 높고 겨드랑이에 체중이 온전히 가는 것이 너무 아팠다. 이전에 발목을 다쳐서 목발 경험이 있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다. 응급실에 실려올 당시 클라이밍장에서 신발을 못 가져와서 저상버스를 타고 힘들게 강남역까지 갔다. 다행히 신발을 찾아서 신고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힘들게 가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집 근처 정류장에서 내린 후에 집까지 가는 시간은 정말 힘들었다. 열 발자국 마다 멈춰서 쉬곤 했다. 평소 같았으면 도보로 8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30분은 더 걸린 것 같다.
힘들게 집에 올라와서 샤워 후 짐 정리를 하고 부모님께 전부 말씀드렸다. 급하게 인근 대학 병원에 전화하며 외래 진단 및 수술 여부를 물어보셨다. 겨우 인근 세브란스 병원에서 예약을 잡아주어 이틀 후에 가기로 했다. 집에서 이동할 때는 왼쪽 무릎을 굽힐 수 없는 상황이라 깽깽이로 다니곤 했다. 목발 짚는 것보다는 훨씬 편했다.
9월 17일, 방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이동하는 방법으로 집 안을 이동할 수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고통이 많이 없어졌고 비용 걱정만 했다.
9월 18일, 병원 예약 시간에 맞춰서 집을 나섰다. 다시 목발을 짚으며 택시로 병원 앞까지 이동했다. 예약 시간 1시간 전에 도착하여 미리 X-ray 촬영을 했고 진료를 받았다. 진료실에 들어가서 앉으니 이전에 찍었던 MRI 영상을 보여주시며 강남 베드로 병원에서 들었던 내용을 확정받을 수 있었다. 추가로 수술에 대한 것들도 이야기 해주셨다. 수술을 할 경우에 무릎을 접었다 폈다 반복을 많이 해줘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걸어도 된다고 하셔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전 병원에서는 절대 발을 딛지 말라고 하셨는데, 갑자기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천천히 걸어보니 걸어져서 절뚝 거리며 이후부터는 걸어다녔다.
진료실에서 나와 수술일정을 잡고, 수술 전에 필요한 몇 가지 검사들을 다시 진행했다. 이전 병원에서 했던 것처럼 혈액검사, 소변검사, 흉부 X-ray, 심전도검사를 했다. 그리고 약 처방을 받아서 집에 들어가기 전에 점심을 먹었다. 먹는 도중 병원에서 신장 쪽이 조금 안좋다고 연락을 해오며 내일 재방문을 하라고 했다..
9월 19일, 신장내과 예약 시간에 맞춰 가서 혈압 검사 후 진료실에 들어갔다. 진료실에서는 별다른 검사 없이 18일에 했던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일정에 맞춰서 수술을 하고 한 달 후에 정밀 검사를 하자고 했다.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닌데, 혹시 모르니 검사하자는 것이었다. 이 얘기 들으러 진료비를 내고 온 것이다. 이해가 안 갔지만 일단은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병원 측으로부터 비급여 MRI 동의서를 보내와서 온 김에 정형외과 측에 재촬영 이유를 물어봤다. 이전에 찍은 영상이 잘 안보여서 다시 찍는다고 한다.. 비용 걱정이 다시금 들었다. 수술비도 꽤 나올텐데, 비급여 MRI 767,000원까지 더하면 많이 부담되었다. 이전처럼 MRI 영상에서 문제를 발견해서 급여로 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9월 20일, 친한 형의 결혼식이 합정역 근처에서 있다. 목발을 짚지 않아도 무릎이 아직 불안정해서 걷는 데는 무리가 좀 있었다. 무릎과 별개로 그날따라 사람이 너무 많았다. 입석금지 때문에 버스도 4대는 보내주고 지하철도 도저히 탈 수가 없어 보여서 많이 지체됐다. 결혼식 후에 집에 갈 때도 시위 때문에 버스가 예정 시간보다 훨씬 늦게와서 서있는 동안 무릎이 너무 아팠다. 늦은 시간에 겨우 집에 와서 푹 쉴 수 있었다.
수술이 다가오니 이전부터 계속 해왔던 비용과 재활 기간 및 고통이 걱정됐다. 그래서 여러 후기를 찾아보며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그러다 “전방십자인대 재활의 모든 것” 이라는 문서를 발견했다. 나처럼 클라이밍을 하다가 다쳐서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는 환자가 정리한 책인데, 잘 정리해 둔 것으로 보여 16,000원을 주고 구매했다.
9월 21일, 어제 산 책을 천천히 읽어보며 의학 용어, 수술 전 가져가야 할 것들, 생생한 후기, 그리고 재활 운동 전략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장 내일이 입원이라 쿠팡에서 세면 도구, 자바라 거치대, 깁스 방수포, 그리고 무릎 보조기를 구매했다. 무릎 보조기는 병원에서 구매 시에 비급여로 약 250,000원 정도 한다고 하는데, 미리 사서 비용을 훨씬 절약할 수 있었다.
어차피 다쳤고 한동안은 외부 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 이를 터닝 포인트로 삼기로 했다. 그래서 정신 차리고 이 문서를 작성 중이다. 앞으로 집에서 재활 운동을 꾸준히 하며 다른 생산적인 일들을 해야 하는데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무언가를 찾아서 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재활 운동이 습관이 된다면, 무릎이 완치된 후에도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다.
9월 22일, 필요한 물품을 챙겨서 13시까지 정형외과에 간다.
생활 물품 [x] 휴대용 티슈 [x] 텀블러 [x] 수면안대/귀마개 [x] 크록스
전자제품 [x] 아이패드/키보드/충전기 [x] 핸드폰 충전기 [x] 자바라 거치대 [x] 이어폰
세면도구류 [x] 여행용 세면도구 세트 [x] 수건 2장 [x] 기초 화장품
십자인대 수술 관련 [x] 무릎 보조기 [x] 목발 [x] 아이스팩 [x] 깁스 방수포
기타 [x] 지갑/신분증 [x] 입원서류 [x] 속옷 2개 [x] 반팔티 1장 [x] 지퍼백/비닐
정형외과 진료실에 도착하여 교수님께 수술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들었던 대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진행할 예정이고, 반월연골판 손상도 의심되어서 연골판을 꿰매야 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수술 동의를 마치고, ‘자가건’으로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병실 입원 전에 X-ray 촬영을 한 번 더 진행한 후 9층 병실로 입원을 했다. 입원 후에는 짐 정리 및 환자복으로 환복을 하고 대기를 하다가 21시에 MRI 촬영을 진행했다. 저녁은 금식 전까지 병원 석식과 빵을 먹었다. 확실히 병원 밥은 밍밍하다.
9월 23일, 8시 경 교수님께서 회진을 돌며 수술은 아마 점심 쯤으로 예상한다고 전해주셨다. 그래서 사전에 수술복과 압박 스타킹을 받아서 10시~11시 쯤 입으면 된다고 하셨다. 여유롭게 조식을 먹고 9시 쯤에 샤워를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수술 들어가니깐 준비하라고 일러주셔서 급하게 부모님께 문자로 알리고 환복했다. 환복한 후 수술 대기실에 들어가면 헤어캡과 전용 신발을 주신다. 그리고 베드에 누워서 가만히 기다리면 기본적인 여러 가지를 확인한 후 마취 설명을 해주신다. 전신마취를 선택하고 베드로 수술실에 들어가면 여러 수술 장비 및 환자 상태를 볼 수 있는 모니터들이 보인다. 그리고 호흡기 같은 걸 입에 씌워 주는데, 그 이후론 기억이 없으며 눈을 떠보면 회복실을 거쳐 병실로 옮겨져 있다.
내 마지막 기억은 수술 후에 거의 바로 깼는데, 이전에 무통 주사를 안 맞겠다고 했지만 너무 아파서 무통 주사를 놓아달라고 말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게 꿈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무통 주사는 달지 않았다. 수술 시간은 예정된 3~4시간 보다 짧은 2시간 가량 진행되었다고 하셨다. 병실로 와보니 보호자가 있었고, 수술 부위는 정말 아팠다. 무거운 무언가가 위에서 다리를 짓누르는 느낌도 나고 피가 안 통해서 엄청 저린 느낌도 났다. 그리고 다리가 펴있는 상태로 있고 대퇴사두근 밑에 받쳐 놓은 쿠션이 눌려서 그런지 뒤쪽 허벅지도 당기는 느낌으로 아팠다.
너무 아파서 잠이라도 자려고 했으나 30분에 한 번씩 깰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 수술 후에 금식이 풀려도 입맛이 돌지 않아 물도 안 마시고 석식도 거의 다 남겼다. 자려고 하니 간호사분이 소변통을 들고 와서는 4시간 이내에 소변을 보고 소변량을 알려달라고 하셨다. 전신마취 후에는 소변이 잘 배출되지 않는 요저류 현상이 있다고 한다. 설마 안 나오겠어라는 생각은 불안감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제시간에 소변을 보지 못했다. 애초에 마렵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하지만 초음파로 확인했을 때는 꽤 많은 양이 쌓여 있어서 소변을 당장 봐야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간호사분이 소변줄을 삽입하여 인위적으로 배출해주었는데 꽤 수치스러웠다. 다행히 이후부터는 소변이 잘 나와서 다행히 그런 일은 반복되지 않았다.
9월 24일, 8시 회진 시간에 교수님께서 수술은 잘 됐고, 자가건으로 추출한 인대 역시 두껍게 잘 재건에 쓰였다고 해주셨다. 퇴원은 MRI 영상 찍는 대로 바로 해도 된다고 덧붙이셨다. 그 이후부터는 CT 촬영 외에 어제와 마찬가지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특별한 점이 있었다면, 잠을 거의 못 자서 그런지 양쪽 눈이 새빨갛게 충혈이 되고, 압박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안과 외래를 가기로 했다. 요양사? 분이 무릎을 구부리지 않아도 되는 휠체어를 가져오셨는데 뭔가 많이 부실하고 이상했다. 한동안은 무릎을 구부리면 안 되는데 휠체어에 앉았을 때 무릎이 구부러질 수 밖에 없는 받침대였다. 안과에서 검진을 받는 동안은 정말 힘들었다. 전신마취 후에 드물게 발견되는 현상으로 안약 2개를 처방받고 지켜보자고 하셨다.
9월 25일, 수술한지 시간이 지나고 수액도 계속 맞으니 고통이 많이 사그라들었다. 내 다리를 칭칭 감고 있던 두꺼운 붕대들을 빼고 간단한 소독 후 상처 부위만 덮어주는 식으로 간소화되었다. 덕분에 발이 저리고 답답한 느낌도 많이 사라졌다. 이제 환부에도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고 수면 외 활동에서는 보조기를 착용하고 목발로 걸어다니면 됐다. 보조기를 착용할 때에도 고통이 있었고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걸렸다. 중식 이후에 보조기를 착용하고 목발로 걸어봤더니 힘들지만 가능하긴 했다. 다만 3일 만에 일어난 거라 어지러웠다. 그리고 보조기를 착용하고 누워서 다리 들기가 가능했다.
저녁이 되자, 앞선 활동이 무리가 되었는지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났다. 38도까지 열이 올라 처음에는 아이스팩을 겨드랑이에 넣고 누워있었는데, 나중에는 결국 해열제를 혈관에 넣어주셨다. 넣어주시고 얼마 안 있어서 몸이 뜨거워지고 열은 금방 내려갔다.
9월 26일, 새벽 6시 반 쯤 MRI 촬영을 한다고 나를 깨워 데려갔다. 잠시 대기하다가 여럽게 MRI 촬영을 마치고 다시 올라가서 잠이 들었다. 조식을 먹으며 교수님의 설명을 들었는데, 추석 이후 외래에서 실밥을 풀고 영상을 보며 설명해줄 것이라고 하셨다.
곧 퇴원을 앞두고 있어서 빠르게 짐을 챙기고 퇴원 수속을 밟았다. 발생한 총 금액은 433 만 원 정도로 꽤 많이 나왔다. 비급여 MRI가 150 가량을 차지하니 그런 것으로 보인다. 약 처방을 받은 후 병원 밖에서 택시를 타고 집 지하 주차장에서 내려 집에 힘들게 귀가했다. 들어와서는 정말 어렵게 샤워를 했다. 힘들게 방수포를 착용하고 욕실에 걸터앉아 오랜 만에 샤워를 할 수 있었다. 하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긴 했는데 무릎에 이상이 없길 바라야겠다.
이후에는 여전히 입맛이 없긴 했지만, 밥을 꾸역꾸역 먹고 잠에 들었다. 자고 일어나서는 입원해 있는 동안 하지 못한 공부 및 작업을 하기 위해서 책상 앞에 앉았는데 아무리 자세를 고쳐 앉아도 불편했다. 앞으로 한동안은 계속 이런 식으로 앉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했다. 그래도 나아진 점이 있다면 보조기 없이 다리들기가 가능해졌다는 것이 희망적이긴 했다.
9월 27일, 몸이 아프고 멀쩡했을 때보다 더 힘을 들여 움직여야 하니 피곤이 가시질 않는다. 다리가 아프긴 하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음은 알 수 있었다. 하루 빨리 재활을 해서 굽힐 수 있게 하거나 무게를 실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보조기 없이 누워서 다리 들기, 옆으로 다리 들기, 엎드려서 다리 들기 각각 10회씩 진행했다. 처음에는 꽤 아팠는데 하면 할 수록 드는 생각이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다는 것이다. 고통이나 보조기를 착용했을 때의 불편함 등이 점점 익숙해지고 처음을 생각하면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도 든다.
9월 28일, 일어나니 무릎에 욱신거림이 조금 있었다. 너무 아프다 정도는 아니지만 거슬릴 정도였던 것 같다. 이제 보조기를 착용하고 의자로 집 안을 누비는 것이 익숙하다. 하지만, 재활이나 활동 적인 측면에서 무리를 했을 때 머리가 어지럽고 열이 조금씩 나는 것 같다. 또 드는 생각은 현재 보조기 각도를 010도로 맞춰두었는데 언제 늘려도 되냐는 것이다. 절대 구부리지 말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언제까지인지를 모르겠다. 주신 주차별 관리 문서에서는 1주차에 030도까지라고 적혀 있기도 하고, 다른 후기를 참고했을 때도 지금 10도로 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내 생각엔 각도를 좀 더 늘려도 될 것 같은데 내일 또는 수술날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화요일부터 해볼까 생각 중이다. 자기 전에 각도를 30도로 해본 결과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9월 29일, 이제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허벅지에 힘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일상에서 건측다리를 자주 사용해서 그런지 건측다리는 다치기 전보다 더 좋아진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또 바뀐 점이 있다면 아픈 것보다는 하체가 붕 떠있는 묘한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의 무릎을 보니깐 아직 완전한 신전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 오늘은 신전 운동을 했다.
9월 30일, 특이사항 없음
10월 1일, 이전과 비슷하게 무릎에 통증이 있긴 한데, 발목에도 통증이 있다. 오히려 발목이 더 불편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무릎 수술을 했는데 발목에 통증이 있는 경우는 흔하다고는 한다. 보통 부종이나 고정된 자세 등과 같은 문제인데, 자주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고 한다. 무릎에 통증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보니 감춰줘 있던 발목 통증이 더 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워서 다리 들기가 50회까지 가능해졌다. 옆, 안, 뒤도 이전보다 횟수가 늘었다. 슬슬 보조기 각도를 40도에서 50도까지 늘려야 하는데, 진행해도 될지 걱정이 든다.
수술 후 일상이 거의 움직이질 않다보니 아무리 밥을 적게 먹는다고 한들, 살이 찔 것 같아서 하체를 최대한 쓰지 않는 운동을 좀 해보려고 한다. 재활 운동과는 별개로 푸쉬업 같은 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겠다. 상체 근육도 슬슬 빠져나가는 것이 보인다.
10월 2일, 일찍 잠에 들었지만 통증? 불편함? 때문에 5시간 가량 누워서 잠을 못잤다. 발목과 뒷꿈치가 너무 거슬린다. 이에 몸을 풀어주려고 탄력 밴드를 구매해서 오늘부터 사용하려고 한다.
10월 5일, 벽 CPM을 100회 진행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통증이 있다.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고 진행하였기에 몇 도까지 굽히는 지 알 수 없어서 불안함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50도 이상은 굽혀가며 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10월 6일, 벽 CPM 110개와 모래주머니 1.5kg을 착용하고 SLR을 진행해주었다. 옆 SLR은 안 하는 것이 좋겠다.
10월 7일, 오늘이 딱 수술일로부터 2주차가 되는 날이다. 각도는 이전에 했던 CPM 때문에 무리 없이 60도에 맞춰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앉아 있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통증과 불편한 자세 때문에 30분 이상 앉아있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 빼고는 괜찮아지고 있다.
벽 CPM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앉아서 CPM을 진행해보려 한다. 벽에 등을 대고 보조기 각도를 70도에 맞춘 후 최대한 굴곡을 했을 때의 발뒷꿈치 위치를 바닥에 표시해두었다. 이제 CPM을 진행할 때 이 표시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 누워서하는 것보다 앉아서하면 각도도 맞고, 굴곡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200회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었다.
문제가 있다면, 슬슬 다리의 통증이 사라지니깐 불편함이 느껴진다. 그 불편함 때문에 일찍 누워도 계속 잠을 못 자며 뒤척인다. 며칠째 계속 지속되니 일상과 정신이 망가질 것 같다.
10월 13일, 일주일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 것 같다. 원인을 생각해봤을 때 무릎 보다는 발목 통증이 있다. 수술 후 무릎에 부담되는 통증 등이 발목으로 내려온다는 걸 읽긴 했는데, 너무 불편하다. 앉아 있는 것은 이제 거의 문제가 안 된다. 다만 잠을 못 자니 하루를 자꾸 날려버린다.
자고 일어나서 외출 준비를 한 후 외래 진료 1시간 전에 병원에 도착했다. 원무과에서 수납을 하고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그리고 정형외과 치료실에서 실밥을 제거했다. 교수님께서 오셔서 수술 전/후 MRI 영상을 보여주며 수술을 잘 됐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현재 다리 상태도 붓기, 신전 정도, 수술 부위 등을 봤을 때도 괜찮다고 해주셨다. 다만 걸리는 것이 있다면 서로 생각하는 기간이 달랐다. 무슨 말이냐면 나는 오늘이 3주차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안내 받은 것에 따르면 2주차 마지막 날인 것이다. 내가 더 앞서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큰 문제될 것은 없어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내가 생각했던 목발 떼는 기간이 한 주 더 밀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그래도 앞으로 환측 다리도 샤워 가능한 점은 좋았다.
10월 22일, 여전히 잠을 자고 싶을 때 못 자서 정신이 없다. 피로가 계속 누적되어 있는 기분이다. 보험사 2개에 청구한 보험금이 나왔다. 비용 정리를 했을 때 거의 오백 만 원이 나와서 매우 부담스러웠는데, 대략 사백 만 원이 나와서 한시름 놓았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백 만 원 선에서 십자인대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다음은 재활 관련 얘기다. 13일에 재활 주차 관련해서 생각할 게 있었으나 그냥 지금처럼 진행하기로 했다. 그래서 체중의 1/4를 부하하는 연습을 했다.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쉽게 해낼 수 있었다. 현재 굴곡은 대략 90도 정도 자연스럽게 굽혀진다. 한동안 CPM을 쉬었는데도 잘 되는 것을 보아 현재를 유지해도 될 것 같다. 신전은 아직 불안정하긴 하지만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각도가 나오니 일상생활에서 불편했던 것들이 많이 해소되고 있다. 그래서 굴곡 각도는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 신전에 좀 더 힘을 기울일 것이다. 부종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붓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무릎 뼈 모양을 따라 굴곡이 지는 것이 보였다.
비용 정리
| 날짜 | 항목 | 비용 |
|---|---|---|
| 09.16 | 2차병원 입퇴원 비용 | 457,930 원 |
| 09.18 | 정형외과 진료비 | 25,800원 |
| 09.18 | 수술 전 검사비 | 75,100원 |
| 09.18 | 약제비 | 2,200원 |
| 09.19 | 신장내과 진료비 | 11,700 원 |
| 09.20 | 전방십자인대 재활의 모든 것 구매 | 16,000 원 |
| 09.21 | 입원 전 필요 물품 구매 | 124,500 원 |
| 09.22 ~ 09.26 | 입원진료비 | 4,332,310 원 |
| 10.22 | 보험금(NH 농협 + 라이나) | 3,933,293 원 |
발생 비용: 5,045,540 원 보험금: 3,933,293원 ---------------------- 계: 1,112,247 원